최근 수입차 시장이 개방됨과 동시에 자동차에 대한 운전자들의 인식이 한층 높아져, 자동차를 선택하는 안목과 범위도 높아졌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성능과 외형적인 디자인을 먼저 고려하기 마련인데, 이에 못지않게 중요시되는 것이 바로 자동차의 '색(色)'이다. 물론 이것은 차량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며, 어떤 제품을 구입하던지 중요한 사항이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의 색상에 대해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새로운 차를 디자인할 때 별도의 컬러리스트를 두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색상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선택된 색상은 점차 개성이 높아지는 운전자들에게는 자동차를 보다 다양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때문에 자동차의 색상은 차량의 판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색상에 따라 중고차 가격도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운전자들은 흰색, 은색, 검은색과 같은 무채색 계열(우리나라 자동차 색상 80％가 무채색 계통)의 차량을 좋아한다. 최근 떠오르는 색상으로는 회색 계열의 차량이 있으며, 이것은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무채색으로 일관되었던 국내 자동차 시장에 1987년 7월 출시되었던 대우자동차의 '르망 (Lemans)'은 그야말로 혁신이었다. '장미색'이라 불리는 '밝은 홍색'을 차량에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점차 자동차의 색상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강좌에서는 이러한 자동차의 색상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색상에 따른 차량 특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흰색 (White)
'흰색'은 결백, 순결, 고귀함과 함께 경쾌한 느낌을 주며, 예로부터 민족성이 반영되었다고 하여 구입자들이 선호하는 색상으로 주로 소형차에 무난하다. 자동차의 크기를 본래의 크기보다 크게 보여주는 효과를 주며, 세단이나 앰뷸런스 등에 많이 사용된다. 흰색 차량의 단점으로는 자동차를 부분 도색할 경우 주변 색상의 변색으로 인해 색상을 맞추기 가장 어렵다는 점이며, 장점으로는 야간 운전 시 상대 차량의 불빛으로부터 반사가 잘되기 때문에 방어운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흰색 자동차는 다양한 연령대가 선호하며, 특히 국내 운전자와 일본 운전자에게 인기가 높다.
■ 은색 (Silver)
차분한 느낌을 주는 '은색'은 최근 몇 년 동안 나서기 싫어하고 무난한 색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으로 자리매김했다. 은색은 이물질이 잘 보이지 않아 관리가 쉽고, 조금은 어두운 외관 때문에 찌그러진 곳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차량 관리에도 그다지 큰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또한 유행에도 덜 민감해 ‘불황 컬러’로 불리기도 한다. 독일인이 가장 선호하는 색이기도 한 은색은 세차비 등의 유지비를 아끼려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검은색 (Black)
엄숙, 부정, 강건, 거만 등으로 표현되는 '검은색'은 안정성, 강직함, 무게감, 중후함 등의 이미지를 지녀 관용차나, 장의차, 프레스티지 카에 주로 사용된다. 대형차에 많이 적용되는 검은색 차는 중년이나, 노년층에게 인기가 높다. 그러나, 작은 차량에는 그 사용 범위가 좁은데, 그 이유는 흰색 차량과 반대로 차량의 크기가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색상의 자동차보다 오물이 묻었을 경우 더욱 눈에 잘 띄는데,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자주 세차를 해줘야 한다. 야간 주행 시에도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사고비율이 가장 높은 색상이기도 하다.
■ 회색 (Gray)
'회색'은 평범, 그늘짐, 공포의 느낌을 표하는 색상으로, 최근 가장 판매가 많이 되는 자동차의 색상이다. 과거에는 소형차에는 많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적용범위가 넓어지면서 대중적인 색상으로 떠올랐다.
■ 빨강 (Red)
'빨간색'은 적극성, 정열, 위험, 즐거움, 흥분적인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젊은 운전자가 선호하는 색상이다. 한동안 소방차의 색상과 같아 구분이 어려워 적용이 금지되었는데, 국내에는 2002년 월드컵을 전후로 빨간색 계통의 자동차가 많이 판매되었다. 스포츠카나 구급차 등에 어울리며, 낮에 운전할 경우 눈에 가장 잘 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의 명차 '페라리 (Ferrari)'의 빨간색은 '이탈리안 레드'라 불리고 있기도 한데, 페라리를 대표하는 색상으로 꼽히고 있다.
■ 노랑 (Yellow)
'노란색'은 온화, 희망, 노여움, 활동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색상으로 비교적 작은 소형차에 사용되고 있다. 어린이 보호차량에 주로 사용되며, 스포츠카에도 사용되는 노란색은 '람보르기니 (Lamborghini)'의 기본 색상으로 유명하다.
■ 녹색 (Green)
'녹색'은 평화, 안전, 냉정 등의 느낌을 표현하는 색상으로 일반적인 차에는 사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공업용이나 환경미화 및 오물제거용 차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재규어 (Jaguar)' 등의 영국 차량에 많이 적용되고 있는데, 녹색은 영국인들이 선호하는 색상이기 때문이다.
■ 파랑 (Blue)
'파란색'은 추구, 냉정, 평정, 이지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색상으로 세단이나 컨버터블(하드탑) 차량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푸조 (Peugeot)'나 '르노 (Renault)'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파란색이 프랑스인이 선호하는 색상이기 때문이다.
■ 보라색 (Purple)
'보라색'은 완숙, 고귀. 불안한 느낌을 표현하고 있는데, 주로 고급 소형차에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유채색 계열임에도 불구하고 색의 인지도가 낮다. 세련되지 못한 색으로 취급되고 있어 국내에서는 많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으며, 보라색의 중고차 가격도 낮은 실정이다.
이러한 자동차의 색상은 경제적 사정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데, 경제 사정이 좋지 않으면 화려한 유채색의 차량이 선호되고, 경제 사정이 좋으면 무채색의 차량이 선호된다는 업계의 보고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행에 가장 둔감한 자동차의 색상으로는 '은색'이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은색은 위에 언급했듯이 '불황 컬러'라 불리기도 한다.
차량마다 고유의 색상 정보가 조금씩 다른데, 색상이 다른만큼 불리는 명칭 또한 다르다. 이러한 명칭을 '네이밍(Naming)'이라고 하며, 이것은 차량에 대한 색상 이미지를 고유의 색상 명으로 불러 소비자에게 차량을 더욱 각인시키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밖에 색상에 대해 알아두어야 할 몇 가지 지식이 있다.
짙은 색상의 차량일수록 차내 온도는 쉽게 높아진다는 점이다. 빛의 반사도가 가장 높은 흰색 자동차의 경우 차 내부에서 받는 열은 다른 색상에 비해 적으며, 반사도가 가장 낮은 검은색 자동차의 경우 내부에서 받는 열이 어떤 색상의 차량보다 높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연비에 있어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때문에 차량의 색상은 연료의 소비와도 관련이 있다는 통계도 있다. ('듀퐁 (DuPont)'의 통계자료)
[source] 디시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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