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으로 대리기사 하고 있습니다.
보통 오후 10시부터 새벽 1~2시까지 해요.
저는 논현에서 주로 돌고 있어요.
그 이유는 셔틀이 자주 돌아다녀서 편합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고요.
못 벌면 2~4만 원, 평균 5만 원, 금요일 6~10만 원 정도 벌어요.
이게 보험비, 수수료 등 자잘한 거 다 뺀 금액임.
그래도 아프면 안 나가도 되고 알바 중에 나름 꿀알바라고 생각합니다.
일할 때 매일 단정하게 머리 왁스질 하고 옷 깔끔하게 입고 나가서 상냥하게 일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아저씨들이 열심히 하네 하면서 팁도 몇 번 받아봤고,
자주 부를게 라면서 번호도 따간 아저씨들이 꽤 있습니다.
다만 술 취해 미친 손님들도 많아서 정신적 스트레스는 감수하고 합니다.
디젤차 예열 안 시키고 바로 달렸다고 뒤통수 맞아봤고요.
근데 제가 대리기사의 생활을 말하려는 게 아니라 수입차 타고 내 나름대로 황당? 재밌었던 썰 하나 풀어 보려고요.
(이제부터 음슴체 쓸게요.)
한 번은 콜 들어와서 부랴부랴 신사동으로 갔더니 젊어 보이는 아저씨가 완전히 정신줄 놈.
차는 페라리 쿠페 430... ㅅㅂ 존나 부담스럽지만 핸들 잡음.
시승감 끝장남.
허리 쫙 감싸주는 게 아오.
아저씨는 옆에서 반죽은 상태로 있으니까 내가 차주 같은 느낌에 존나 어깨에 가오 들어감.
게다가 차 달려 나가니까, 모세의 기적처럼 앞 차들 다 속도 줄이고 ㅎㅎ
존나 기분 째짐
그러다가 신호 걸려서 정차하고 있는데 옆에서 갑자기 빵빵빵.
돌아보니까 큐브 빨갱이 그 닛산 거,, 여자들이 창문으로 날 부르더라고
내가 창문 여니까 "어디 가세요? 같이 놀래요? ㅋㅋㅋㅋㅋ"
둘 다 성괴삘이지만 그래도 이쁨
평소에 나 같으면 말도 못 섞었을 레벨이었음.
존나 황당했음. 이런 일은 첨이라서 ㅋㅋㅋ
암튼 걔들이 그러길래
창문에 팔꿈치 올리고 "바람 쐬러 나왔습니다. 오늘은 혼자 있고 싶네요" 그랬음 ㅋㅋㅋ
그랬더니 큐브 보조석에 탄 년이 오늘 첨 봤는데도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
존나 환하게 보조개 보이게 웃으면서 "오빠, 그러지 말고 같이 드라이브하면 안 돼?" 그러더라.
(와 존나 맘 같아선 내 옆에 탄 손님 발로 차서 문 밖에 버리고, 그 여자애 태워서 그냥 튀고 싶었음.
근데 쫄보라 그럴 수 없음ㅋ)
욕망을 꾹 참고, 한 마디 함.
왜 그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아 저 지민이 만나러 가야 돼서"라고 하며 방긋 웃었음.
그년 표정이 놀라서 "한지민이요?" 그러길래 그냥 쫄아서 창문 올려버렸음.
그렇게 대화 일단락되고 신호 바뀌어서 출발했음.
근데 옆에 있던 아저씨가 존나 입 꼬리 올라가 있는 채로 "끼으으윽. 으엑엑" 하면서 웃음 참으면서 웃고 있음.
시바 정신줄 놓았는지 알았는데 살아 있었던 거였음 ㄷㄷ
존나 쪽팔려서 그냥 모른 척하고 운전에 집중했음.
아저씨도 한동안 이상한 소리 내면서 끼윽윽 하며 웃더만 이내 다시 눈 감음.
집 도착해서 문 열어 드리고 정산하는데,
기본요금이 근거리라 1.5였는데 아저씨가 팁 5만 원 줌 ㄷㄷ
"지민이 맛있는 거 사 드리세요."
라고..ㅋㅋㅋㅋㅋ
지금도 가끔 이불킥하지만,
공돈 생겨서 좋았던 기억입니다.
[source] http://cafe.naver.com/dieselmania/11191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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